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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이름처럼 바다 그리고 구름의 화성-해운산

1. 산행지 : 화성_해운산

2. 일시 : 2019년 11월 17일(일)

3. 날씨 : 흐린후 비(고로 조망은 꽝)

4. 산행코스 : 해운초등학교 후문-해운산정상-화성정수영고택-화성정시영고택-해운초등학교 후문(원점회귀)

5. 누구랑 : 나홀로

6. 교통참고 : 승용차(네비검색은 해운초등학교 주차장)

7. 산행시간 : 1시간33분(3.87km)

8. 산행트랙 :

2019-11-17(화성_해운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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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낮부터 비가예보 되어 있어서 평소보다 조금 서둘러서 산행들머리 근처인 화성초교 후문에 도착한다. 오후에 비가 예보된 만큼 짧은 코스에다 새로온 신입사원과의 갈등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도 풀겸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서 잡은 코스가 해운산이다. 비교적 알려진 산이 아니라 등산로는 제대로 정비 되어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해운산을 검색해서 보니 제법 등로는 갖춰져 있는 듯하다. 해서 가벼운 차림으로 물한통과 스틱대신 우산을 들고 산행을 시작하지만,,,,

 

해운산은 서신면 궁평리와 용두리 사이에 솟아있는 산으로 궁평항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면 더 알기 쉽다. 해발 145m정도의 낮은 산이고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궁평항 근처나 화성호 방조제에서 보면 바닷가의 산이 그렇듯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해운산 남쪽이 화성호이고 드넓은 간척지가 펼쳐져 있어 더욱 돋보이는 산이다. 

 

태행지맥이 당성에 이르기 전 백곡리의 굴고개에서 남쪽으로 뻗어 청명산을 일으키고 더 남쪽으로 내려와 이 해운산에 지세를 솟구치며 궁평리와 용두리 왕모대에 이르러 그 맥을 다한다. 

 

대동여지도나 여지도를 보면 해운산이란 이름은 없고 왕모대와 영종이(영종포)만 명기되어 있다. 한 때는 봉화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으나 정상부에 너른 헬리콥터 포트만 남아 있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남쪽으로는 예전에 해안이었던 절골, 도둑맞재가 있 고 동쪽으로 쭉 뻗어나간 능선은 왕모대에 이르는데 산의 형상이 용의 머리 모양이라 용두리라는 지명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용머리는 해발 약37m의 낮 은 봉우리이나 길쭉한 산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 다. 일명 영종포성이라고도 하는데 한 때는 해안 경비 초소가 있어 많이 훼손되어 있다. 화성호가 막힌 후 포구도 사라지고 선창도 흔적만 있을 뿐이며, 바다였던 왕모대 앞은 대규모 공사를 하고 있어 곧 흔적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군데가 있다. 가장 빠른 길은 해운초등학교 후문에서 100여미터 지점에서 곧바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표시되어 있는데 정상까지는 4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 서면 동남쪽은 넓게 펼쳐진 화성호와 들판이 조망되고 서쪽으로는 궁평리 포구와 궁평해수욕장 솔숲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청명산과 그 너머로 구봉산, 봉화산(염불산)도 볼 수 있다. 

 

하산길은 다시 원점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고, 정상에서 북쪽으로 내려오면 마술피리라는 찻집이 있는 능선길과 외딴 가구가 한 집있는 계곡길이 있는 데 모두 사유지이다.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는데 절골 방향, 용두교회로 내려가는 뚜렷한 길이 있다. 모두 50분 정도면 내려올 수 있는 거리이다.

 

반대로 절골에서 올라가도 되고 용두교회에서 올라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숲이 우거지고 칡과 미국자리공이 무성하여 여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어느 코스로 올라가든 교통편이 마땅하지 않아 원점회귀 산행이 가장 무난하다. 시간도 왕복 두 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오전 산행 후 근처의 다른 곳을 더 찾아다닐 수가 있다.

 

하산 후 궁평2리(공들 마을: 해운초등학교 아랫 마을)에 가면 궁평리 용왕제(풍어제, 뱃고사)를 지내던 느티나무를 볼 수 있다. 그 근처에 정용래, 정용채 고옥이 나란히 있는데 중요민속자료로 보전되고 있는 가옥이다. 정용래 가옥은 ‘ㄱ’자형 안채와 ‘ㄴ’자형 사랑채를 적절히 배치하여 마치 ‘ㅁ’자형 가옥 구조와 같아 보인다. 정용채 가옥은 고건축물에서 잘볼 수 없는 기다란 행랑채가 인상적이다. 조선 후기의 가옥 구조와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나와 1km 쯤 바닷가로 나오면 바로 궁평항이다. 궁평항 해산물 시장은 이미 잘 알려진 곳. 바로 맞은편은 화성팔경의 하나인 궁평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궁평리 솔숲을 만난다. 

 

이렇게 산행 두 시간, 전통가옥 30여분, 궁평항에서 점심 먹고 궁평솔숲에서 나머지 여가를 보내면 적당한 하루의 소풍이 될 것이다. 이 봄날에 가족의 나들이로서는 매우 좋은 코스가 될 것이다. 

 

<산을 건성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산은 그저 산일 뿐이다. 그러나 마음을 활짝 열고 산을 진정으로 바라보면 우리 자신도 문득 산이 된다. 내가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 때에는 저만치 서서 산이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내 마음이 그윽하고 한가할 때는 내가 산을 바라본다.>

 

이 글은 법정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늘 바쁘고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라는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메시지이다. 

 

도시생활에 익숙하고 도시문화에 젖어 있다 보면 자연과는 멀어지고 낯설어질 수밖에 없다. 인생의 황 혼기에 접어들어 삶을 정리하고 되짚어 볼때나, 사회생활에 지쳐 무엇인가로부터 안식을 얻고자 할 경 우에는 마치 향수처럼 자연을 찾게 된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지금부터 당장 자연을 찾을 줄 알고 자연을 향유하고 자연을 즐기며 자연과 합일해야 한다.

 

산을 건성으로 보며 지나치지 말고, 묵직히 의연한 저 산의 모습을 바라보며 산과 내가 하나가 되어 닮아가는 여유를 만들어 보자.

 

<추천 일정>

※ 오후 일정의 경우 : 해운산 산행(2시간) - 정용래, 정용채가옥(30분) - 궁평항(저녁 식사와 궁평낙조 감상)

※ 오전 일정인 경우 : 해운산 산행(2시간) - 정용래, 정용채 가옥(30분) - 궁평항(점심 식사)

                                                                                                    [출처 : 화성신문]

                                                                                                                                                        [출처:화성시 문화재단]
[산행트랙]
화성호의 서편도로를 따라가다보면 나즈막한 왕모대가 보인다. 한참 공사중이라 아름다운 절경이 깍여나가는 듯 하다.
왕모대의 왼쪽으로 오늘 산행하게될 해운산의 전경
화성의 숙소에서 화성호 서편도로를 따라와 도착한 화성초교 후문과 주차장
실 산행 들머리 여기서 왼쪽으로 오른다.(앞에 보이는 건물이 화성초교이다. 이생각저생각으로 무심코 이 들머리를 지나쳐 다시 되돌아 오면서 찍게 되었다.)
초반 부터 무심코 사유지인듯한 밤밭으로 오르다 보니 나중엔 등로가 사라져 한참을 헤메다 정상 등로를 만나게 되고,
정상 등로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되돌아 오니 도로의 절개지를 따라 올라오게 되어 있다. 물론 흐릿하다.
사진이 많이 흔들렸지만, 수북히 쌓여있는 낙엽과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가을이 깊어감을 알려준다.
좋던 등로는 잠깐이고, 갑자기 나타난 자리공숲이 앞을 가린다. 다행히, 선답자가 뿌려뜨려놓은 자리공이 길을 안내한다.
하산하게 될 능선과 합류하는 지점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서있고,
정리되어 있지 않는 부러진 나무와 웃자란 풀들, 그리고 제일 골치 아픈 찔레꽃 덩쿨들이 앞을 막는다.
어렵사리 통과하고 다시 비교적 순탄한 등로를 만나고, 되돌아 본다. 오른쪽 자리공이 쑥진 자리로 올라왔다. 하산은 왼쪽 능선을 따라 할 예정이다.
정상부는 칡넝쿨과 자리공 잡다한 풀들로 난리도 아니다. 여름철엔 산행이 불가할 듯...
정상을 코앞에 두고 말그대로 희미한 길을 찾아 헤메인다. 정상의 나부끼는 태극기쪽으로 그나마 등로가 이어진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정상표지판이다.
내가 올라온 등로 왼쪽으론 고속도로 수준의 등로가 있다. 저기가 북쪽의 용문교회 방향인 듯 하다. 후답자들은 봄이든 겨울이든 편하게 올라오려면 저 등로를 이용하는 게 좋을 듯 하다.
정상 판떼기 위에 나만의 인증 방법인 모자 씌우기 인증샷!
정상에서 바라본 북동 방향의 파노라마.
남동 방향의 파노라마. 멀리 바다가 보인다.
작명가 아저씨의 비니루코팅 정산판떼기와 여러선답자의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거기서 바라본 정상부 파노라마
이제 올라온 방향으로 하산시작! 망개가 작별인사를 하고...
올라올때는 몰랐는데  이런 터널도 있었나 보다..ㅎㅎㅎ
솔직히 하산코스로 잡은 이 방향의 등로는 없을 거라 보고 무조건 지도 확인하며, 능선만 고집하려고 했는데 비교적 뚜렷한 길도 만난다.
등로 우츶으로 고사목과 성질 급한 나목들도 만나고
넝쿨속 희미한 길과 능선을 고집하는데 낮부터 내린다는 빗님까지 겹친다.
허걱! 등로는 사라지고 이런 장벽이 앞을 막는다. 좌측, 우측으로 길을 만들어 잠시 돌았다가 다시 능선으로~~
좌측으로 화성 방조제와 그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요너머가 무덤인듯한데.. 이런 장벽이 또 앞을 막는다.
어떻게 돌아돌아 넘어서니 학시리 누군가의 무덤인데 전혀 손댄 흔적이 없다. 따라서 당연히 또 길은...ㅠㅠㅠ
오랫만에 운지버섯도 조우하고,,,
내참 너무하네,, 허리가 안좋아서 숙이는게 너무 힘든 나는 군대에서 해본 높은 포복으로 통과하는데..에고고 허리야!
빨간 시그널이 나타나면서 등로가 잠시 뚜렷해지는데..
두릅으로 둘러싸인 묘지군을 만나면서 길은 사라지고, 할 수 없이 조금 성긴 터널을 통과해서 묘지로 들어선다.
넓은 묘지군으로 들어서면서 산행은 막바지로 다다르고,,(여기서 우측으로 날머리가 있다.)
묘지 젤 상단부에 희안하게 여자묘? 
묘지군들 사이로 내려오면서 가보게 될 고택들을 불러보고..
난데 없이 철새들이 ~~~
철새들 너머로 궁평항 앞바다가~~
묘지군 하단끝에서 이리저리 길을 찾다 보니 고속도로를 만나고..ㅎㅎㅎ
고속도로 따라 하산하니 포장 등로를 만나며 짧았지만 힘들었던 산행은 끝나고..
들판을 가로질로 고택 구경을 앞두고 되돌아본 오늘의 산행지인 해운산모습이다.. 그런데 정상은 보이지 않는 듯..
보호수와 정수영 고택..
정수영 고택을 구경하고 돌아나오면서 해운산에서 동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왕모대까지의 전경을 파노라마로 담고..
정시영 고택으로 향하는 길엔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로 가득하고..
작은 동산의 품에 안긴 고택과 붉게 물든 나뭇잎과 떨어지는 빗님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한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이 있었으면~~`
추수가 끝난 가을 들녁에 내리는 빗방울이 감상적이다.
가실이 끝난 포도맛에 제법 많은 포도를 남겨 두었다! 왜 저만큼이나 남겼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후문 보다 작은 정문을 가진 해운초등학교다. 
멀리 애마가 보이고,
정문같은 해운초등학교 후문에 도착하면서 오늘 여정을 끝낸다..